< KTX 여승무원들의 투쟁이 8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7일에는 KTX 승무원 해고 철회와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이들의 동조단식과 선언이 발표되기도 했지만 철도공사는 꿈쩍도 않고 있다. 서울역에서 농성중인 조합원 이도경 씨를 만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쌓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



2년 전에 KTX 개통과 함께 저희가 뽑혔을 때 정말 주위의 모든 부러움을 받았어요. 처음 시작되는 KTX 사업이었고, 정부나 (철도)공사에서나 크게 언론에 홍보하면서 저희 KTX 승무원들을 뽑았고, 뽑는 과정도 다 뉴스에 나오고, 교육받고 하는 과정들도 다 나오고, 저희들이 정말 공사소속인양 공사에서는 저희들을 앞에 내세워서…. 지금 생각할 때는 저희들을 상품화해서, 여성들을 앞에 내세워서 지상의 스튜어디스처럼 이 사람들을 키우고 KTX만 타면 이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서비스하고 친절하게 대해줄 거란 그런 광고를 계속 해대면서 저희들을 실컷 부려먹었다고 생각돼요.


온갖 부러움 속에 입사했지만…

사진설명<사진 출처: 철도노조 홈페이지>
제가 응시했을 때, 주변에서는 ‘어떻게 들어갔냐, 정말 대단하다, 나도 좀 가르쳐주지’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고, 합격통지서를 받았을 때 저희 집에서는 아버지가 정말 저를 업고 덩실덩실 춤을 추셨어요. 그 정도로 정말 “아, 우리 딸이 철도청에 준공무원 대우를 받으면서 들어가는구나. 1년 후에는 정말 철도공사에 정규직이 되는구나. 우리 딸은 정말 열심히 잘하니까 1년 후에 정규직 정말 될 것이다. 열심히 해라.” 부둥켜안고 정말 많이 감격했었구요. 주변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정말 축하한다, 잘됐다, 월급도 많이 받겠고 준공무원 대우도 받겠고 사회보장 제도도 다 잘 됐겠고 4대 보험도 다 받겠고 정말 잘됐다….

실상은 그게 아니었지만, 이렇게 공개되기 전에는 저희들의 자존심 문제였기 때문에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보건휴가도 제대로 못써가면서 근무교번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부분이 많았어도 그런 말들을 못했어요. 정말 주위에서 부러움과 시기와 그런 눈총을 다 받았기 때문에 정말 좋은 직업이고 좋은 직장이고 그렇게 보이기만을 바랐던 것 같아요. 제 자신도….

고정급을 받거든요 전원이 다. …200시간을 승무했든 180시간, 160시간을 승무했든 똑같은 고정급으로 받았구요.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저희들이 대무를 뛰어가며 쉬는 날을 반납해 가면서까지 그렇게 일했거든요. 보건휴가도 저희는 제비뽑기 했어요. 인원이 모자라 대무까지 뛰어야 하는데, 정말 여성이라면 써야하는, 법으로 정해져있는 보건휴가조차도 보장받지 못했을 때, 그리고 인력충원을 해달라고 요구할 때, 그리고 급여가 이상하다고 물을 때, 급여체계를 개선해달라고 얘기할 때, 항상 유통 소속이기 때문에 먼저 말하면 유통에서는 자신들은 인력충원에 대해서 월급에 대해서 권한이 없다, 다 도급받아서 하고 공사 측에 다 권한이 있기 때문에 공사에서 인력충원도 한다고 해야지만 뽑을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은 권한이 없으니 공사에 말하라고…. 그럼 정작 저희는 소속인 유통에 말해도 소용이 없어서 공사에 가면 공사에서는 너네들하고 우리하고는 소속 자체가 다르고 너네들이 우리한테 와서 얘기할 게 아니다, 너네들은 유통에 가서 얘기를 하는 게 맞다….

월평균이 170(만원) 된다고 사회에 알려졌지만, 솔직히 실상은 120, 130 그 정도였거든요. 저희들을 외주 주면서 직접고용의 비정규직.정규직과는 정말 차이가 나더라구요. 똑같은 KTX 내에서 일하지만 제대로 된 보장과 임금을 못 받는 게 정말 불합리하게 느껴졌어요. 저희는 정말 무임권 하나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외주 파견, 또 소속이 다르기 때문에 저희들은 못준다는 그런 부분, 정말 그런 차별들이 크게 와 닿는 거예요. 사소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저희들을 소속감 없게 만들었고….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의 극심한 차별을 겪으면서 정말 120, 130만어치만 일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1기지만 2기, 3기, 4기들은 정말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거든요. 저희 1기 월급이 올라가야 하고 2기, 3기, 4기들은 저희가 받았던 임금을 받아야 하는데…. 호봉을 따지자면 올라가야 하는 게 맞는데 오히려 더 깎이고,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은 더 낮아지는 그런 부분들…. 정말 우리나라 사회가 그런 것 같아요. 여성들은 근무하고 경력이 쌓이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여성들은 오히려 더 낮아지고 결혼하고 임신하고 애기를 낳고 돌아오면 더 낮아진 임금에 아니면 아예 잘리거나 다른 회사로 옮겨가야 하는 문제, 다른 회사로 옮겨가면 결혼했다는 이유로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게 되는, 남성들은 점점 더 경력이 쌓여서 계속 올라가고 직위도 올라가고 승진도 하고 임금도 올라가는데 여성들은…. 다 그런 것 같아요. 우리들 KTX 승무원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여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과 사용자 측에서 여성들을 그렇게 낮게 대우하고 그렇게 해도 된다라는 인식 때문에 저희들도 그런 사회의식 속에서 저희들이 그런 희생당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맘에 안 들면 딴 직장을 찾으라는 말 많이 들었는데, 저희는 KTX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왔거든요. 정말 KTX 발전과 함께 저희가 그렇게 많은 고객님들을 웃으면서 내리실 수 있게 하게끔, 정말 다시 KTX를 타시게끔 만들고 그렇게 노력해왔던 사람들이고…. 정말 사회초년생으로서 첫 직장을 가진 그런 승무원들이 많은데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싶었고…. 저희들은 정말 KTX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우리 존재를 계속 변질시켜 가요

고객님들에게 최선을 다할 만큼 제반 조건이 마련이 안 되니까, 저희만 노력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데…. 조건들이 갖춰져야 저희도 일할 맛이 나고 힘이 나고 한사람이라도 더 웃고 싶고 더 서비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잖아요. 사람이 다 그렇잖아요. 이런 부분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는 고객 건의를 받아서 저희가 공사측이라든지 미팅자리에서 항상 얘기하고 그러니까, 우리들도 KTX에서 일하는 2년동안 똑같이 일을 한 거잖아요. 많은 고객님 마주치면서 일을 하고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느끼면서 의견도 전달하면서 그렇게 지낸 승무원이고 그렇기 때문에 저희 존재가 크다는 걸, 상시 업무라는 것들을 인정해줘야 하는데, 그냥 저희들이 승무원이라는 것을 계속 변질시켜 나가려고 하거든요. 사측이나 레저측은.

처음에는 안전과 서비스를 담당하는 승무원이라 해서 뽑았는데, 지금은 점차 그 수도 줄이려고 하고 내년에는 판매권까지 관광레저(또 다른 자회사)에서 넘겨받거든요. 빠르면 하반기부터 판매 승무원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거예요. …공사 측에서는 승무원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제대로 뽑아서 정말 열차 내에서 같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열차를 승격시켜야 하는데, 저희를 계속 떨어뜨리려 하고 있고, 그러니까 우리 정부기관과 정부가 정말 욕을 들어먹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싸게 싸게, 더 작게 줄이려고 하고…. 그렇게 됐을 때 공사가 발전하는 게 아니라는 걸 저 사람들은 모르는 건지, 알기는 알지만 그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돈 많이 벌고 일 대충대충하고 퇴직금 받고 연금 많이 받아서 나가면 땡인 건지…. 정말 KTX와 철도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인지 의문이 갈 정도로 그러니까…. 내부 직원들, 직원들이 열심히 해줘야지만 철도공사가 살고 철도가 사는 거잖아요. 그러게 정말 내부고객이라 하잖아요? 직원들을, 그런 내부고객들을 어떻게 잘 다루느냐에 따라서 공사의 발전과 균형을 이룬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하고 있어서 정말 안타까워요.


열심히 일한 우리들을 내치고…

열심히 열차에서는 일을 하지만 항상 집에 오며는 우울하고, 그렇게 그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는데도 우리는 딴 소속이고 돈도 제대로 못 받고 차별받고…. 그런 현실들이 일을 열심히 다하고 와서 정말 버스에 타는 순간 정말 이렇게 과연 살아야 하는가 그런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그냥 지금까지 일해왔던 것이 다 생각이 나네요, 이렇게 인터뷰 하면서(울먹이며)….

정말 열심히 일한 우리들을 정말 내치고…. 이제 5월 19일자로 잘렸기 때문에 이제는 소속도 없고, 철도공사는 유통과도 레저와도 정말 끝이라고 하고 있는데, 정말 이 많은 280여 승무원들을 이렇게 한 번에 단칼에 해고할 수 있는 것인지…. 이철 사장,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마음이 편한지, 본인들도 자식이 다 있을 거잖아요. 우리나라 딸들이 이렇게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비참하게 살아가고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그래도 그 급여라도 받으면서 일해야 하는 조건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잖아요. ‘너희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정규직 대기업 들어가면 되잖아’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정말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 없애고, 한 번에 없애는 게 힘들다면 점차적으로 바꿔나가는 게 맞잖아요. 저희 전에도 비정규직을 타파하기 위해서 싸우셨지만 저희들도 이 시대의 비정규직, 특히나 여성들에게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노동자로서 보이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점차로 비정규직을 없애나간다고 한다면 정말 저희들을 시발로 해서 공사측에서는 먼저 저희들을 해결함으로써 다른 부분에서도 점점 더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비정규직을 없애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고….

저희들이 일어나면 다른 철도내의 3천여명 비정규직 다 해줘야 하고 전국에 비정규직 다 정규직으로 해줘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면서 끝까지 저희들을 해결 못해 준다고 하는데, 다 해줘야죠. 언젠가는 다 해줘야 할 사람들이고, 우리나라 비정규직 다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는 거고.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노무현이랑 뭐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국무총리라든지 그런 사람들, 그 밑에 정책을 담당하는 국회의원들이나 이 사람들은 정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고 없애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말만, 말뿐이라는 거죠. 행동으로 옮기지도 않고. 공부 잘해서 정규직 되라고 하는데 그 정규직 분들도 언제 어떻게 내쳐질지 몰라요. 정규직 그분들도 힘들 거라구요. 사람이 먼저잖아요? 그러니까 정말 사용자측은 노동자를 써먹고 자기 사업 이익 불리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정말 자기가 부리는 사람들, 자기 내부고객들을 어떻게 이끌어서 정말 보장 다해 주면서 하고, 사람 죽을 만큼 일을 시켜서는 안 되는데….


안 가본 곳이 없어요

집에도 한 달 이상 못 갔어요. 집에 가면 부모님도 힘들고 저 보는 것도 힘들고 집에서 나오는 것도 힘들 것 같아서 저는 안 가는데(울먹)…. 그냥 저희들, 정의는 승리한다고 배워왔는데….

국회, 강금실.오세훈 선거본부, 노동부, 여성가족부, 정부청사, 헌정기념관, 국가인권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안 가본 곳이 없어요. 그런데 저희들이 가는 곳곳마다 경찰이 가로막고, 다 묵묵부답이고 관심없고, 그냥 다 유통에 가라 레저에 가라 그럼 되겠네라고 생각하는 윗분들이 너무 많고…. 과연 이 나라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태도가 있는지 정말,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는 모순적인 사람, 집단, 기관들이고 그런 것에 정말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을 정도로 많은 비참함과 억울함을 느꼈어요. 정말 우리나라는 극한 상황에 치닫지 않으면 해결해줄려고 하지 않는구나, 사람이 하나 죽어야 하나, 자살을 하거나 기차에 치어 죽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정말 많이…. 정말, 아휴, 그렇게 목숨을 바쳐도 안 해줄 거잖아요. 저희는 소중하기 때문에 그렇게는 못하겠구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했고, 자라면서도 그냥 부유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난하지도 않은 가정에서 부모님 밑에서 오빠, 여동생 5식구가 오순도순 단란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것이 행복이라 생각했어요. 정말 인간의 권리 그런 것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저는 행복하게 살아온 사람이에요.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했고, KTX 승무원이 돼서 행복했고, 승무원으로서 예쁘게 유니폼을 입고 고객을 맞이하고 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고 재밌고 즐거웠어요. 그런데 인간이란, 국민이란 것을 우롱하고 있는 이런 정부 공공기관의 행태에 맞서서 이제는 가만히 못 있겠다…. 정말 사회에 나와 봐야 큰다는 말처럼 사회에 나오니까 그런 부분들이 정말 다른 분들이 애기하셨던 부분들이 제 눈앞에 펼쳐지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저희들이 들고 일어나서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그런 권리들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정말 정부와 윗대가리들을 깡그리 바꾸고 싶고…. 그게 힘드니까 점차적으로라도 바꿔나가는 것이 저희의 몫이라고 생각되고 그래서 저희가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후배들, 다른 비정규직에게 힘이 되었으면…

나가서 그냥 쪼그만 회사에 100만원이라도 받으면서 일하자, 그런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안 들고 어떻게 해서든 이 싸움을 이겨서 지금 저희 밑의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들이 사회에 나올 때는 제대로 된 직장․직업 틀 속에서 일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지금 나이 드신 분들, 선배들이 일했던 노동현실이 이렇게 힘들었구나라는 것을 이제 알겠고, 정말 KTX의 꽃인 줄 알고 의기양양 했었는데 저희도 한낱 여성노동자에 불과했다는 것…. 비정규직, 다른 사회적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저희들이 이겨서 힘을 얻으시고 그분들이 조직을 만들고 우리가 연대해서 힘이 돼줬으면 좋겠다는 것, 그게 지금은 행복을 찾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보다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런 분들도 힘차게 일하고 투쟁하고 계신데 저희가 뭘 못하겠어요. 더 열심히 해야죠. 어리다고 못한다고 생각하면 이제 안 될 것 같아요. 정말 여자면 약하고 어리고 안된다는 생각, 저희들 자체가 이제는 버려야 될 것 같고, 서로서로 그것을 깨어나가고 의식을 바꿔나가고 정말 남성 여성 동등한 입장에서 모든 게 다 이뤄지길 정말 바라고 여성도 정말 당당하게 살려면…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언제 바뀔까요? [정리/류은숙] <2006년 6월 8일 인권오름 제7호>

[편집자주] 외침은 한국사회의 인권현장, 바로 그곳에 있었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공 없이 그대로 담는 기획이다. 지식인이나 활동가 등은 글쓰기 등을 통해 자기 얘기를 남기지만 인권현장에서 그 원인과 결과를 고스란히 삶으로 받아내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외침’은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