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향평가란 말이 심심찮게 쓰인다. 하지만 그것의 실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특히 국제무역협정이 인권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예는 드물다. 2006년 태국의 인권위원회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태국의 인권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보고서 초안을 냈지만 군사 쿠데타로 인해 이 보고서는 완성되지 못했다. 또한 초안이지만 방법론과 완성도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교해 세계교회주의옹호연맹(EAA)의 보고서는 유엔 사회권규약의 식량권에 기초한 방법론적 구조로 주목받았다. 분량 상 요약 부분, 세 나라의 사례 중에서도 한 개 나라의 사례만 소개한다. 이 보고서의 원문은 http://www.e-alliance.ch/en/s/resources/eaa-publications/에서 볼 수 있다.[역자주]


적절한 식량에 대한 접근은 모든 사람의 기본적 인권이다. 식량권은 유엔 경제사회문화적권리위원회의 권위 있는 해석에 따르면 단지 먹는다는 좁은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적절한 식량”과 그것을 획득할 능력에 대한 접근을 의미한다. 식량은 양과 질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수용할만한 적절한 것이여야만 한다. 식량권의 향유는 건강, 주거, 교육 등과 같은 “다른 기본적 필요의 획득과 만족”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지구화 시대의 식량권

156개 국가가 유엔 경제사회문화적권리규약(아래 사회권규약)을 비준했고 식량권을 존중, 보호, 이행할 의무가 있다. 각 당사국은 “가용자원의 최대한도”를 사용하여 모든 사람에게 식량권을 점진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을 발전시킬 의무가 있다. 이런 전략은 식량의 생산, 가공, 분배, 매매, 소비를 포함하는 식량체계의 모든 측면을 다뤄야만 한다. 생산 자원에 대한 접근은 적절한 식량권의 핵심요소이며 거의 80%의 굶주린 사람들이 살아가는 농촌지역에서 특히 그렇다. 더욱이, 사람들은 농업 활동으로부터 존엄하게 스스로 먹고 살 수 있어야만 한다. 공정한 시장조건은 적절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이행하기 위해 국가가 만들어낼 의무가 있는 환경의 핵심 요소이다.

국가의 의무란 해당 국가의 국경 안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 차원도 말하는 것이다. 독일교회봉사(EED), 식량우선 정보와 행동 네트워크(FIAN) 등은 “역외 의무”(extraterritorial obligations)라는 용어를 제시했다. 이는 국가 의무의 국제적 차원을 기술하는 것으로 사회권규약의 일부이다. 국제적 차원의 의무는 국경 내에서와 같은 수준의 의무로 적용된다. 특히, 인권전문가들에 따르면, 존중할 “최소한의 의무”는 이미 기존 인권법의 일부이다. 따라서 어떤 국가도 타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적절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해쳐서는 안 된다.

소생산자에 대한 위협, 쌀 무역 자유화

이 연구의 목적은 쌀 무역 정책을 통해 있을 수 있는 적절한 식량권에 대한 침해를 조사하는 것이다. 쌀은 보기로 선택한 것은 쌀이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쌀은 세계인구의 절반이 열량을 얻는 주원천이며, 2십억의 인구에게 소득과 고용의 주원천인데, 이들 인구 중 그 대부분이 소농이며 소농에서도 대다수는 여성이다. 세계 쌀 소비의 단지 6.5%만이 국제적으로 교역되는데, 최대의 수출 국가들은 현재 타일랜드, 베트남, 인도, 미국과 파키스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쌀 무역은 국내의 쌀 시장과 가격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1983년과 2003년 사이에 102개국에서 쌀 수입이 폭증한 408건을 기록했는데, 불안스럽게도 집중된 곳은 아프리카, 태평양 제도, 중앙아메리카였다.

복잡한 요인들 중에서도, 세 개의 정책적 요인이 수입 폭증을 가장 자주 낳는 고질적인 요인이자 일반적으로 수입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규명될 수 있다. 1)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지역적 자유무역협정, 그리고 좀 더 약한 수준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협정이 흔히 강요하는 구조조정프로그램의 결과로서, 1980년대 초 이래로 많은 국가들에서 시장이 수입에 개방돼왔다. 2) 일부 선진국에서의 쌀 생산, 가공 및 수출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원은 수입 폭증에 기여해왔는데, 이것은 2000년에서 2003년에서처럼 세계 쌀 시장 가격이 아주 낮은 시기에 가장 흔히 발생했다. 옥스팜(Oxfam, 국제구호단체)에 따르면, 미국은 2003년에 생산비보다 34% 낮은 가격에 쌀을 수출했다. 이것은 덤핑(투매)이라 할 수 있는 행위이다. 3) 앞서 말한 구조조정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많은 개발도상국에선 농업 투자, 기계, 조달 및 가격 보장 등에 대한 지원이 축소됐고 이것은 흔히 국내 쌀 생산 역량의 감소 또는 정체를 낳았다. 이런 역량을 지원하는 대신에, 많은 정부들은 수입쌀로 수요에 대한 격차를 메우는 걸 선호한다.

수입 폭증이 쌀농사를 짓는 소농의 소득과 생계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포괄적이고 상세한 정보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대부분의 정부 간 조직들은 연구와 정책 자문에서 소비자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은 쌀 무역의 급진적 자유화를 옹호하며, 전면적 자유화 조건하에서 가능한 총 경제적 이익과 이전을 계산했다. 따라서 수입 국가들에서는 소비자들은 328억 달러를 얻는 반면 생산자들은 272억 달러를 잃는다. 이런 정책 자문은 적절한 식량에 대한 권리와 여타 인권의 관점에서 보면 무책임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떤 믿을만한 대안도 제공하지 않고, 이미 기아와 빈곤에 취약한 수백만 소농들의 생계를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화 지지자들은 쌀 산업의 높은 집중 때문에 낮은 수입 가격이 늘 낮은 소비자 가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그들은 도시 소비자들에게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대부분의 쌀 소비자들이 농촌에 있고 농업에 의존한다는 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생산자로서의 소득원이 파괴될 때, 소비자로서 그들이 얻는 혜택 또한 아주 제한될 것이다. 소비자에게 감당할 만할뿐더러 생산자에게도 이윤이 될 수 있게 쌀을 유지하도록 정부가 쌀 정책을 조정해야만 한다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강조는 적절하다. 싼 수입품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감당할만한 소비자 가격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유일한 방식도 아니거니와 최선의 방법도 아니다. 국내 쌀 생산에 대한 지원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의 이익을 고려하는 대안적인 방법이다.

접근법과 방법론

많은 연구들이 수입 폭증으로 인해 식량안보가 심각하게 영향 받거나 위험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지만, 소득, 빈곤 및 식량안보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소농에게 끼친 영향과 수입국의 쌀 부문에 야기한 실제적 위해를 깊이 조사한 것은 거의 없다. 식량권에 대한 인권의 관점에서 영향을 분석한 것은 더 없다. 이 연구의 목적은 온두라스, 가나, 인도네시아의 쌀생산 지역에서 쌀 무역 정책을 통해 식량권이 부정적인 영향 또는 침해를 받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 사례 연구에는 거시적 차원에서 쌀 수입과 국내 쌀 생산의 추이를 고찰하는 것, 국경 조치를 포함하여 국내 쌀 정책을 분석하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특정한 쌀 무역 정책을 채택하도록 쌍무협정 또는 다국적 무역 협정을 통해 이들 나라들에 행사됐을법한 타국의 압력과 쌀 수출국들의 덤핑 관행에 대한 분석이 포함된다. 핵심요소로서, 쌀 수입 증가가 쌀 생산지역의 소득, 생계 및 식량안보에 미친 영향에 대한 질적 연구가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식량에 대한 인권의 관점에서 나온 국가 행위에 대한 분석으로 결론을 짓는다.

이 연구의 주요한 도전은 쌀 수입의 첨예한 증가와 농촌사회의 기아 또는 영양실조 간에 있을 수 있는 연결고리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다. 둘째, 높은 수입과 특정한 무역 및 농업 정책간의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인과관계들이 식량권 침해라는 것을 확인하는데 는 자연재해, 폭력적인 분쟁 또는 전쟁, 토지보유권의 변화, 사회기반시설, 농장 투입, 융자, 부대사업 등 쌀 생산자의 식량접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여타의 부가적 요인들을 세심하게 판단하는 것이 요구된다. 인권분석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은 이런 무역 정책들에 대한 다양한 국가들의 책임성을 구별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 국내 정부, 국가 간 조직, 여타의 외부 국가 행위자들이 책임을 공유한다. 이런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국가 책임을 분명하게 규명할 수 있을 때에만 식량권에 대한 침해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위협받는 세계 최대의 쌀 시장

연간 생산 5천4백8십만 미터톤(2006년)으로,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쌀 생산자이다. 쌀은 대략 1천3백6십만 농부들이 생산하며 이들 중 65%는 가구당 0.5헥타르 미만의 가난한 소농들이다. 약 2천1백만 명의 사람들이 쌀 부문에서 일자리를 구한다고 추정된다. 이와 동시에, 쌀은 2억1천5백만 명에게 가장 중요한 주식으로 섭취하는 하루 열량의 60%를 차지한다. 쌀 소비는 현재 5%가량 생산을 초과하고 있고 생산보다 훨씬 더 빨리 늘어나고 있어 인도네시아를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 중 하나로 만들고 있다.

1949년 독립한 이후, 모든 정부가 성취하길 원한 것은 소비자에게는 낮은 쌀 가격을 쌀 농민에게는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의 쌀 정책은 1967년 이후 세단계로 구조화될 수 있다.

1) 1967년에서 1996년, 정부는 쌀 생산을 장려하고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국내 쌀 시장을 통제했다. BULOG(국가가 소유한 물류기관)을 통해 엄청난 정부 재고를 유지하는 형태로 개입은 이뤄졌다. 수입은 관세와 수입통제정책으로 엄격하게 규제됐고 국내 생산과 소비간의 격차를 좁히는데 목적을 뒀다. 인도네시아는 1984년에 자급 목적을 충족했고, 1985년과 1987년 사이에는 쌀 수출국이 됐다. 그때 이후로는 또다시 쌀 수입국이 됐다.

2) 1995년 세계무역기구의 농업협정 결과 수입자유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급진적 자유화는 아시아 경제 위기로 야기된 압력 하에서 1997년에야 발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시에 따라 구조조정프로그램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는 의향서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서명해야만 했다. BULOG는 민영화됐고, 쌀시장 지원은 중단됐다. 수입관세는 없고 무제한적인 수입이 1998년과 1999년 사이 허용됐다. 정부는 농업투입 보조금을 포함해 보조금을 상당히 축소했다. 보조금은 이전에는 상당히 적절한 것이었다. 새로운 정책의 결과, 수입은 1998년 6백만 미터톤으로 늘어났는데,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그 해에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으로 돌아섰다. 1999년에는 4백만 미터톤으로 주로 태국, 이어서는 베트남에서 온 쌀이었다. 수출신용을 적용하고 농업투입에 보조금을 줌으로써 양국은 수출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했고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덤핑된 쌀이 넘쳐났다. 위기의 또 다른 요인은 1998년 엘니뇨란 기후 현상이 야기한 가뭄이었다. 엘니뇨로 인한 생산손실은 단지 4-5%였던 반면, 수입은 시장을 12%까지 차지했고 생산 손실에 비해 과대 벌충됐다. 이 시기 동안, 인도네시아의 자급률은 감소했고 수입 의존률은 증가했다. 쌀 가격의 하락, 높아진 생산비(보조금은 줄어든), 엘니뇨로 인한 생산손실이 재난적으로 결합하여 쌀 농민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인도네시아 쌀 시장의 독과점적 구조로 인해 자유화는 도시 소비자에게도 낮은 가격을 주지 못했다. 그 반대로, 소비자 가격은 자유화 기간에 높아졌다.

3) 생산자와 소비자 가격에 미친 시장 자유화의 부정적 효과 때문에, 정부는 2001년 이후 점차 국내쌀시장을 통제하는 것으로 회귀했다. 정부는 소외되고 극도로 취약한 쌀 농민을 위한 조처를 취한 반면, 시스템이 기대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지 못하다. 소비자들은 가격인상에 고통 받고 있는 반면 생산자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가장 이익을 보는 것은 독과점 무역상들이다. 현재 세계은행은 수입 금지를 철회하고, 사적 부문에 수입 자격을 주고, 관세를 10에서 15%만 부과하라 압력을 가하고 있다. 자유화 기간 동안의 경험은 그런 정책들이 인도네시아의 수백만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무역과 쌀 정책이 끼친 영향에 대한 현장조사는 4개 농촌사회에서 수행됐다. 이 지역들은 쌀 생산의 중심지를 형성하고 있기에 선택됐다. 이 모든 지역들에서 수입은 농민들의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됐다. 중간상인은 농민에게 제공된 가격을 낮춤으로써 수입을 통해 증가된 공급에 대응한다. 수입이 다시 규제된 이후에 중간상인은 농장 출고 가격을 낮추고 흔히 농민들의 정보 부족을 오용해서 이익을 꾀하고 있다. 낮은 가격은 농민들의 소득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생산비와 생활비를 증가시키고 있다.

30년 이상이지만 특히 1997년 쌀 시장이 자유화된 이후, 농민 자신이 느끼는 농민의 생활조건은 악화됐다. 모든 통계자료 뿐 아니라 인터뷰가 분명하게 보여주는 바는 대부분의 농민 가족이 일일 1인당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고 기본적인 필요를 정규적으로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 농촌사회에서는 먹을 것을 줄이는 것이 최후의 수단이다. 농민 대부분은 양적으로는 충분히 먹는다 해도 영양적으로는 적절하다고 할 수가 없다. 충분한 식량을 사기 위해서 농민들은 주거, 건강, 교육과 같은 다른 기본적 필요를 정규적으로 채울 수가 없다. 소득의 부족 때문에 추수 전 몇 달 동안 일용할 먹을 것을 줄여야만 하는 상당한 수의 농민들이 있다.

이들 쌀농사 지역의 식량권 침해에 무역 및 농업 정책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무역 및 농업정책은 쌀 농민에게 복합적인 부정적인 구조적 조건들(토지와 기타 생산자원에 대한 부적합한 접근권, 시장에 대한 부족한 지식, 중간상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을 강화하고 있다.

1)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쌀 농민에게 부여돼온 국내농업지원을 1998년에 심각하게 줄이거나 폐지함으로써, 그리고 정부의 조달 가격과 기타 가격안정조치를 폐지함으로써 식량권을 존중하고 이행할 의무를 위반했다. 또한 농민가구가 식량권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음으로써 식량권을 실현할 의무를 위반했다. 1997/98년, 자유무역에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정부는 쌀 농민의 식량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다. 이로 인해 시장 점유와 세입에 손실을 초래했고 많은 농민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지고 적절하게 먹을 수 없게 됐다.

2) 4개 지역의 쌀 농민들에게 식량 불안을 증가시킨 이런 자유화 정책들을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이행하도록 강요함으로써, 국제통화기금(IMF)은 식량권을 존중할 책임을 위반했다. 마찬가지로, 1997/1998년에 이런 조치들을 압박하고 유사한 정책들을 지금도 압박함으로써 세계은행은 농민의 식량권을 존중할 책임을 위반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회원국들은 적절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존중할 자신들의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